心川의 시

로스탤지어

이석규작가 2019. 11. 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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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탤지어 心川 이석규 외롭고 쓸쓸한 날 문득 가을 나무를 쳐다보면 우리 반 여자들이 고무줄놀이한다. 가을은 짧고 추억은 긴 탓인가 땅 따 먹기 제기차기했던 깨복쟁이 친구들이 단풍 속에서 얼굴을 쏙쏙 내밀고 있다. 몇 잎 남은 이파리를 여태 흔들고 있는 나뭇가지는 소식 끊긴 동창생 녀석들인가 낯익은 얼굴들이 관광버스를 타려고 뛰어온다 꿈에서나 가끔 만나는 그대가 술 냄새를 널어놓은 곳이 여기가 거긴가 가 보자 횟집' 수족관에 갇힌 숭어들이 '어서 가자 가자 바다로 가자'로 움직이고 먼 산 먼바다를 건너는 기러기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짝지어 움직이고 있다. 그립고 그리운 그대여 퇴근하는 미스 리 우산, 가을비 가을비에서 그대 얼굴이 또 마구 쏟아진다.

#가을 나무 #단풍 #로스탤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