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心川 이석규 스르륵, 단풍나무에서 뚝 떨어진 붉은 이파리 하나가 딱 한 번 보고 단번에 사랑해 버린 그대같이 보이는 가을이다 스르륵, 그 붉은 이파리가 계곡물에 떨어지자, 가을이 오기도 전에 아무 말 없이 밤에 조용히 떠난 사람이 붉은 치마 끄는 소리에 누구 하나 잠 못 이루고 있는 가을이다 산 밑을 등산하는 사람들은 오다가다 머루나 달래를 만나 따먹겠다고 청설모나 산새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치는 산비탈 가을이다 그래, 나는, 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꽃 곁에 또 다른 해바라기꽃으로 서서 바람을 껴안고 그대를 기다리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 올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내게 오시면 된다고 빙그레 웃었다 해바라기꽃이 피는 가을엔 해바라기꽃에 그리운 얼굴이 짙어지고 해바라기꽃에서 그대를 기다리는 것을 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