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川의 시

섬 중의 섬

이석규작가 2019. 7. 2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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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중의 섬
                                                                                                 이석규
1
내가 부르면 막 달려올 것 같은
섬
내가 불러도 애써 외면하는
섬
연락선이 없는
섬
다른 이는 다 아는데
그대만 모르고 사는
섬 
지금 그 섬은 촛불 같고, 구우려고 내놓은 화덕 앞에 고구마 같다. 지금 그 섬
은 시의 길 같고, 어느 시가 절로 가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여백에 최상의 언어
를 끄집어내 최고로 배열하면 그 정수리에 꽃망울 하나가 보인다. 누굴 기다리
며 나부터 손 보라는 꽃망울, 무엇이든 저하기에 달렸다는 이 꽃망울, 늘 긍정
적인 열매. 그 중간에 있는 섬.
그런 그대가 날 떠나면 어쩔 수 없이 나도 
섬이다.
2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고
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랑은
주어진 숙명에 갇히는 것이 아니어서
바다에 쪽배라도 띄운다
섬은 늘 그대로 있다
아시겠는가?
내 절망이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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