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정모아 (안진원) 선생님께

이석규작가 2011. 10. 2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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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교수님! 가을 들녘에 농부의 땀방울은 멎어 있고 오늘따라 그 흔한 참새 한 마리 보이지 않는 감나무 아래이었는데, 그 감잎이 슬며시 아주 외로운 춤사위 하나를 남깁니다. 나는 그 춤사위 아래서 잎 진 감나무 위 홍시에 선생님과 나의 인연이, 그 情이 거기 있을지도 몰라 감이 홍시가 되기까지를 가만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날은 자꾸 어두워지고 갑자기 허기지고 외로워진 제 어깨와 목의 통증 그 아래.. 내 깊어진 상심에 흘러내리는 선생님의 환한 얼굴이, 그 사랑과 情이, 잎 진 감나무 사이로 어른거리어 한없이 그리운 마음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정글에 홀로 남겨진 코끼리 같은 공허와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지만, 선생님을 생각하면 없던 힘도 나고, 잘 못쓰는 글도 더 쓰고 싶어지니 선생님! 혹시 홍시를 보시거든 참다운 인연은 이래야 한다고 외쳐주세요- 진정한 情에 대해서- 가슴에 잠든사람에 대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 情은 자신이 먼저 홍시가 되어야 한다고요. 선생님은 멀리 있어도 선생님은 멋지고 달콤한 홍시이었다고 하는 추억이 감잎으로 내리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부디 더욱 강건하시기를 빌면서 줄입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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