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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어시장
心川 이석규
양장 차림에 뾰족구두를 신은 한 아지매가 시장 바구니예
콩나물 무 배추 고사리를 잔뜩 사 가지고 골목길을 돌아가는데
건어물 가게 노총각 김 씨가 멸치 사라고 외치오 그 소리예
마산의 명물 돛 섬에 푹 빠지오
그 옆에서 숭어, 우럭, 돔, 전어 팔던 아저씨, 그 아지매를
보고
얼릉 오이소 해도 그냥 가니 더 큰 목소리로
후딱 오이소 그 아지매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와 전어, 이만 원어치만 주이소 하오
전어 이만 원어치가 시골 머슴 고봉밥만큼 한데
그 앞집 횟집에서 전어 굽는 냄새가 하도 구수하여서
집 나간 며느리 돌아온다는 말을 실감하는 동안 고봉밥이
점점 수복하오
수족관에 갇힌 숭어, 돔, 장어, 전어가 제 짝 찾아가고 싶다고
발광을 하오 수족관 통통한 벽에 머리를 들이밀고 마구
헤딩을 하오
벽에 머리를 들이밀고 마구 헤딩을 하오.
한 사내는 아구찜 집을 그냥 열심히 찾아가다가 복국집 문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쉬지 않고 아구찜 집으로 내달아 가오.
마 전어 축제할 때 한 번 더 오이소 그러면 어쩌다가 멀어
진 그대
국화꽃 꽃망울에 냉큼 올라타고 내게로 막 내달아 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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