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川의 시
인력시장 박 씨 心川 이석규 아까부터 모닥불 곁에 서 있던 김 씨가 "오늘도 허탕이 야! 우유 배달하는 손수레만 보여" 툭 뱉으며 호주머니 에 손 깊숙히 찔러 넣고 포장마차로 가는데 그 옆에 있 던 박 씨는 소주잔들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발질을 하는 그곳을 차마 떠나지 못하고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기어이 일거리를 찾아 떠난다 그 박 씨 그를 기다리는 식구들 이름을 녹슨 연장에 갈고 닦으며 난장에 꽃 하 나 심고 가꾸는 일 되풀할 거다 우리 아이들의 앞날 같은 꽃의 열매를 달기 위한 아득한 그 길 오늘 하루 쓰 레기 치우는 미화원이 되기 위하여 고달픈 몸 추술러 일터로 가는 박 씨가 우리들 모두의 아버지, 뒷모습이 완전 명심보감(明心寶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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