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川의 시

소설 쓰기 위해, 고향에서 두 달 살기

心川 이석규 시인 2023. 5. 11. 08:08
728x90

소설 쓰기 위해, 고향에서 <두 달 살기>

어제 오수장에 갔는디
그 옛날에 엿장수, 동동구루무 장수,
빵이요!  함서 갱냉이, 콩, 떡살, 튀기던
뻥튀기 장수와
코뚜레 뚫려 질질 끌려가면서
음메 음메 엄니 아부지 날 살려주시쑈잉
함서, 울어쌌던 송아지 온데간데 없고
봉고 트럭 참외가 날 빤히 쳐다 보길레
어이서 외깃소 머 볼것 있다고 여그까장 왔다요?
그런께 성주에서 왔다고 하는디
문득, 난장에 가마솥 걸어놓고 뽀글뽀글 끓여 파는
국밥에 탁주 한 사발 머글라꼬 찾아봐도
아, 눈씻고 찿아 봐도잉 안 보이니께
(서운해도 어쩌것소) 헐수 없제 함서
오수 버스정류장 밑에서
부모님 산소 주위에 심을라고
단감나무와 대추나무와 모과나무를
사가꼬 오는디
봉고 트럭에서 시계, 라디오,  열쇠 파는
아잡씨 스피커에서
지금이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외쳤쌋트만.

'心川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오는 날  (5) 2023.12.17
광한루에서  (124) 2023.05.29
5월  (24) 2023.05.04
고맙습니다  (85) 2023.04.11
계간문예 2023 봄호 71 기획특집1 시집 속에서 시 <홍도!>를 찾다  (94) 2023.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