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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
외롭고 적적할 때
뜬금없이 찾아왔다가
나도 모르게 가신 임은
강아지 우는 소리
동구 밖 시오리
흔들리는 날 보고 덜컥 다가와서
아무 말 없이 내 등 가만히
감싸 주고 가신 임은
옹달샘에 왈칵 내리는
새 한 마리 백 리
늘 쓸쓸하게
기다리는 임은
먹구름이
서풍 기다리는
천 리
오!
기다릴 때는 안 오시더니
나 바쁠 때 살짝 왔다가
나도 안 보고 가신 임은
땀방울 오 천 리
아아, 오늘도
말로만 왔다 가신 임은
낙타의 사막의 膜, 막막한
만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