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川의 시

가을/ 心川 이석규

心川 이석규 시인 2022. 10. 26. 15:48
728x90

가을


心川 이석규

스르륵, 단풍나무에서 뚝 떨어진 붉은 이파리 하나가 딱 한 번 보고
단번에 사랑해 버린 그대같이 보이는 가을이다

스르륵, 그 붉은 이파리가 계곡물에 떨어지자, 가을이 오기도 전에
아무 말 없이 밤에 조용히 떠난 사람이 붉은 치마 끄는 소리에
누구 하나 잠 못 이루고 있는 가을이다

산 밑을 등산하는 사람들은 오다가다 머루나 달래를 만나 따먹겠다고
청설모나 산새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치는 산비탈 가을이다

그래, 나는, 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꽃 곁에 또 다른 해바라기꽃으로
서서 바람을 껴안고 그대를 기다리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 올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내게 오시면 된다고 빙그레 웃었다

해바라기꽃이 피는 가을엔 해바라기꽃에 그리운 얼굴이 짙어지고
해바라기꽃에서 그대를 기다리는 것을 해바라기에 들켜
해바라기만 한 가슴이 두근거리는 가을이다
  
  
  

'心川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집 출간, 나는 눈 오는 날 붕어빵 집에 간다  (9) 2022.11.04
공원에서  (168) 2022.10.27
인연  (166) 2022.10.13
낙서  (39) 2022.10.12
해국  (81) 2022.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