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川의 시

절망을 기리는 노래

心川 이석규 시인 2022. 11. 1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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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기리는 노래
-다람쥐인간 마라톤


心川 이석규

내 삶이 다람쥐 쳇바퀴 속이라고 해도
아까부터 내 절망과 결별했다면
고통은 아름답다

어제 눈여겨보았던 도토리를
오늘 한발 늦게 남에게 빼앗겼다고 주저앉으면
나의 미래가 암울하듯이
오늘이라도 도토리 한 톨 땅에 심지 않으면
나의 장래는 밝지 않다

내가 심은 도토리 한 톨 고요히
땅속에 묻혀 와신상담臥薪嘗膽하는
그 권토중래捲土重來가
다람쥐 쳇바퀴의 등을 타고 넘는다

무엇하나 한恨이 되어 염원으로 남은 길을
달리고 달려도 아직 다다르지 못한 길이라도
아까부터 내 절망과 결별했다면(가시밭길을 빠져나오면
거기, 평탄한 길이 보이듯이)
내 고통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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