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목련꽃

이석규작가 2011. 3. 2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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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은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그래 그의 발길은 사랑의 진화 같다. 그래 그의 발길은 먼 사랑들에게 가슴 아픈 노스탤지어(Nostalgia)를 가져다준다. 그는 어떤 꽃에게 비해서도 청초하고 깨끗해서 이 꽃의 이름을 이제는 여느 지고지순한 한 사람의 연정戀情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그래 그의 하얀 가슴을 한번 만져볼 수 있다면, 아무리 어둔 사랑도 단번에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유채꽃, 개나리꽃, 벚꽃은, 목련꽃에 비해서는 철부지이요. 풋사랑인 것이다. 목련꽃의 부드럽고 품위 있는 자태.... 그예 하얀 꽃잎은 순백의 사랑이고 그 순백의 순결이며 그 순결의 표상이다. 세월이 흐르면 저 목련꽃도 어쩔 수 없이 떨어질 것이다. 그러기에 누가 날 쳐다보아도 아무 감정도 없다고 하기 전에 나도 한시바삐 열매를 달아야 한다. 그래 오늘부터 출근하기 전에 내가 걸어야 할 지도도 한번 살펴보고, 또 샘은 어디쯤 있나 점검하고, 신발 끈도 죄이고, 하루에 얼마쯤 걸어야 할 것도 점검해야 할 것이다. 人生은 한낱 흘러가는 구름이 아니고. 나의 꿈이란 그 열매하나 얻기 위한 과정이기에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달려가고 있어도, 여전히 아직 못 만난 사람은 목련꽃 모양으로 또다시 가슴 아픈 노스탤지어(Nostalgia)를 겪게 된다. 오늘도 목련꽃들이 마구 달린다. 마치 내 꿈의 발길 같다. 그래 꿈이 있는 자는 목련꽃을 보면서, 내 꿈의 속도를 더 내야 함을 다짐하게 되는 것이다. 밤은 순식간에 오기에 한눈을 팔지 말자고 다짐해야 하는 것이다. 목련꽃이 허무와 절망을 뚫고 오는 만큼, 나의 사랑도 지고지순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목련꽃 아래를 걷는 꿈은 아름답다. 힘들어서 더욱 빛이 난다. 그래 목련 같은 마음속에 사랑도 핀다. 그래 목련꽃을 가슴에 품고 달리는 사람은 나이에 관계없이 청춘이요. 그 흐름도 흐름의 청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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