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기리는 노래 -다람쥐인간 마라톤 心川 이석규 내 삶이 다람쥐 쳇바퀴 속이라고 해도 아까부터 내 절망과 결별했다면 고통은 아름답다 어제 눈여겨보았던 도토리를 오늘 한발 늦게 남에게 빼앗겼다고 주저앉으면 나의 미래가 암울하듯이 오늘이라도 도토리 한 톨 땅에 심지 않으면 나의 장래는 밝지 않다 내가 심은 도토리 한 톨 고요히 땅속에 묻혀 와신상담臥薪嘗膽하는 그 권토중래捲土重來가 다람쥐 쳇바퀴의 등을 타고 넘는다 무엇하나 한恨이 되어 염원으로 남은 길을 달리고 달려도 아직 다다르지 못한 길이라도 아까부터 내 절망과 결별했다면(가시밭길을 빠져나오면 거기, 평탄한 길이 보이듯이) 내 고통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