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이름을
이석규
얼굴, 자꾸 멀어지는 걸음으로 희미해지는 주님의 이름을, 부엉이
달밤 같은 눈길로 자꾸 불러 보지만, 그건 무슨 불만이 있어서 가 아
니라, 내 가슴에 잠든 주님의 말씀과 내 삶의 친화력을 확인해 보기
위함이며
내가 마땅이 지고가야 할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묵묵히 걸어가
신 주님 발길에 눈 한번 맞춰보고 싶지만, 아직도 나는 홀로 부는 하
모니카이여서, 나는 지금 이삭을 바친 아브라함의 믿음의 발길을 취
해서, 때를 정해놓고 기도했던 다니엘을 친구삼아 달리고 달려야만
한다, 그곳이 아골 골짜기라도 외마디 함성으로 아우성치는 마른 뼈
들과 한바탕 소꿉장난하다가, 짬이 나면 주님께서는 언제 구름 타고
오실까? 어디쯤 오셨을까? 소곤소곤 물어 보다가 초봄 산골의 눈 녹
은 물로 주님의 바다에 이르고 싶은 마음뿐인데
이 갈증은 무슨 상급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믿고 의지하는 주
님과 나의 삶의 친화력을 확인해보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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