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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어시장

마산 어시장 心川 이석규 양장 차림에 뾰족구두를 신은 한 아지매가 시장 바구니예 콩나물 무 배추 고사리를 잔뜩 사 가지고 골목길을 돌아가는데 건어물 가게 노총각 김 씨가 멸치 사라고 외치오 그 소리예 마산의 명물 돛 섬에 푹 빠지오 그 옆에서 숭어, 우럭, 돔, 전어 팔던 아저씨, 그 아지매를 보고 얼릉 오이소 해도 그냥 가니 더 큰 목소리로 후딱 오이소 그 아지매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와 전어, 이만 원어치만 주이소 하오 전어 이만 원어치가 시골 머슴 고봉밥만큼 한데 그 앞집 횟집에서 전어 굽는 냄새가 하도 구수하여서 집 나간 며느리 돌아온다는 말을 실감하는 동안 고봉밥이 점점 수복하오 수족관에 갇힌 숭어, 돔, 장어, 전어가 제 짝 찾아가고 싶다고 발광을 하오 수족관 통통한 벽에 머리를 들이밀고 마구..

心川의 시 2020.04.02

목련꽃 당신

목련꽃 당신/ 心川 이석규 이미 빼앗겨 버린 마음은 마약 같군요 그런 추억 속에 그런 이상은 잊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못다 한 말이 남아 있다는 증거이고요 사람은 누구나 제 그리움으로 사는 것 같습니다 -2022년 3월 은은한 당신의 향기는 하늘 같은데 우리 사이는 캄캄한 밤이어서 당신의 가지를 흔들던 바람은 내 고적함이랍니다 부드럽고 품위 있는 당신은 별 같은데 우리 사이는 구름이어서 당신의 눈을 흐린 안개는 내 불면이랍니다 얼굴도 예쁘지만, 마음은 더 예쁜 당신 이 길에서 저 길까 지 당신과 같이 걷고 싶어도 그러나 나로 멀리 떨어져 있 는 당신! 아, 당신을 바람 속에서 기다려 그런가 가뭄만 오래이어서 당신의 머리 위에 내린 비는 부디 건강하고 나 잊지 말라는 내 기도이랍니다 그리고 가끔이라..

心川의 시 20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