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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스케치

가을 스케치 높고 푸른 하늘에서 그대 향한 내 외로움이 내려오고 있다 그대에게 미처 하지 못한 내 이야기인가 울긋불긋하고 단풍나무에 몇 잎 남은 이파리 저렇게 애틋한 산하에 그대 그리움이 우수수 떨어지고 쌓인 낙엽이 그리운 그대 얼굴 같고 그대가 날 부르는 발길 같은데 산새들이 지저귀는 노랫소리에 그대의 情과 사랑이 목이 메어 뒹글고 귀뚜라미 울다 마다 지친 길가에 알뜰함이 옷깃을 여미는 소리 외로움이 외로움과 손잡는 소리 꿈속을 헤매고 푸른 별이 사는 뼛속에 바다에 들지 못한 강물 소리 미처 고백하지 못한 이야기 가랑잎되어 떨어져 길을 덮고 있다

커피한잔 2011.10.31

불로그

불로그 꽃망울을 유람선으로 착각하고 무임승차한 손님을 환대하며 여느 서커스단에 원숭이와 어릿광대처럼 외 줄에 놓여 있는 술상 옆에 서 있다 막 술에 꼬순 냄새를 풍기는 땅콩 오징어 대신 정은 정을 찾아오고 객은 객 따라가는 하루 여린 꽃망울은 재주가 메주라고 한탄만 할 수 없어 저기 저 돛배의 사공이 젖는 노와 마음을 맞췄다 정이 피고 지는 배에서 피어오른 쓸쓸한 것들의 위안 내 배가 가끔 흔들릴지라도 정의 증거로 남긴 댓글들 그리고 그냥이라도 왔다간 발자국들 참으로 고맙다 군중 속에 고독을 느끼는 사람들이 그 고독을 면해 보려고 눈 살짝 아래로 깔고 카바레로 모여들었던 80년대 유신 말기 광주민주화운동처럼 아이큐보다 이큐가 치솟았고 보릿고개 세대들은 그걸 새마을 운동 덕분이라고 했다 이제는 쓰레기도 돈..

커피한잔 2011.05.04

W.A. Mozart 피가로의 결혼 중에서

W.A. Mozart 피가로의 결혼 중에서 -"Voi che Sapete" 그대 아세요/ 心川 이석규 그대가 보고 싶어도 그대를 지금 볼 수 없는 눈 딱 감았으면 좋겠지만 흰구름 떠가는 서쪽하늘만 쳐다보는 것을 아세요 새의 날개로 그대, 그대는 아세요 그대가 많이 보고 싶어도 그대가 좋다는 그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하고 외딴 초가 집 굴뚝에서 빠져나온 연기만 쳐다보는 것을 아세요 석양으로 사람이 사람을 만나 사랑한다는 것은 아직 내가 경험하지 못한 꿈에 대한 믿음에 확신이 있어야 하는 것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떨리는 책임이라는 걸 아는 것 사랑할 때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건지 아는 것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음, 아! 단순해지는 것 지금 어떠한 모습을 했을지라도 어떠한 상황에 부닥쳤을지..

커피한잔 2011.05.03

꿈 또는 생각

까만 밤, 밋밋한 책상을 지키고 있는 스탠드를 켜니 그 빛이 나에게 스트라빈스키, 말러, 하차투리 안의 음악 속에 녹아 있는 클레, 몬드리안, 세잔의 빛을 쏘고 있다. 그러나 그 빛은 너무 멀어 마치 저 해운대의 밤을 연상聯想케 하고 그 언저리를 아직까지 지키고 있는 안개에 쌓인 돛배 한 척이 나로 보인다. 나는 이런 때 여느 바닷가의 어부같이 밤에 피는 해당화의 비밀秘密에 수고로운 꿈을 꾼다. 꿈 또는 생각탄생 혹은 향기, 내 안에 들끓는 이 노래를 어떻게 세상에 끄집어낼 수 있을까 흥행을 장담할 수도 없는데 작곡을 해 어떤 가수를 물색해 부르면 누가 들어줄까 (그대는 들을 수 있을까?) 아무튼, 나는, 지금, 몹쓸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이지만, 못 견디게 그리운 것들을 분단장하는 가을 햇살 아래 귀뚜라미..

산문 2011.04.17

불로그 오픈 한 달에 대한 小考

감사 내마음의 냇가에 내가 내려놓은 것 들은 "내 마음의 옥합이에요" 그런 마음으로 내려놓는다, 하며.. 그런데 부족해 많이 미안했어도 나눌 수 있어 고맙고 고마웠다고 하며.. 생에 그리고 사랑에 어두운 것들을 따뜻하게 빗어보려고 애을 좀 써 보았는데.. 한 송이 꽃으로 들어와 댓글을 달아주신 여러 임들.. 믿음이란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이라는 임들... 소망은 내가 소망하는 그만큼 이루어진다는 임들.. 사랑은 아무 조건없이 주어야 더욱 빛난다고 하시는 임들.. 그런, 임들의 고맙고 감사함 속에서 오늘 나는.. 그 고맙고 감사한 임들의 발길 속에서 세미한 음성을 듣는다.. 이웃과 벗을 나보다 더 귀히 여기지 않으면 안 돤다.. 그리고 명예와 재물을 시 보다 더 사랑해도 결단코 너를 내치지 않겠지만.. ..

커피한잔 2011.04.11